2023. 11. 24. 14:22

전쟁 중인 헤르손 2차 방문

전쟁 중인 헤르손 2차 방문
길어지는 전쟁의 끝은 보이지 않고 세계인의 관심 속에서도 잊혀져 가는 듯하여 마음이 아프다. 
뉴스에서조차 다뤄지지 않는 지구 한쪽 구석의 소식이 되어 버린지 오랜 것 같다. 

'추위가 다가오니 걱정이 되어'
고민 끝에 이곳 저곳을 다니고, 도움을 주셨던 곳에 다시 노크를 했다. 
얼마가 모아질지 알 수 없었지만 모아진 만큼만이라도 하자는 마음으로 우크라이나에 들어가기로 했다. 
비자 신청을 하고, 입국 날짜 3일 전까지 후원금이 준비되지 않았다.
두 사람 티켓은 엄두도 못냈고, 머물 숙소도 마땅치 않고, 
구체적인 계획을가지고 움직이는 것도 아니니 이번에도 혼자서 떠나기로 했다. 

항공료가 만만치 않아 포기를 할까 고민도 했지만, 언제나 믿음으로 발을 내딛을때마다 역사하셨던 그분만 바라보며 예매를 했다. 

그리고 얼마후 한국기독교 봉사단에서 연락이 왔다. 
헤르손 구호 후원금을 우크라이나 전쟁 대책 위원회 통장으로 입금을 하였다는 것이었다. 
환전을 하니 29,870$. 

우크라이나 들어가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10월28일12시간 비행 후 10월28일 폴란드시간 17시에 도착하였다.
폴란드에 머물고 있는 동료 선교사님의 세심한 배려 덕분에 공항 도착해서 폴란드 버스 터미널 까지 픽업을 받았다.

긴 비행에 몸은 피곤하지만  28일20시30분 즉시 우크라이나 땅 리비우로 향해  29일오전 07시에 리비우에서 현지 전도사 샤사의 픽업을 받고, 주일 예배를 인도한 후 리비우 피난민과 소외된 노인들을위한 급식 사역을 바라보던중,

유럽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거대한 농지와 재력을 가진 우크라이나의 참담한 작금의 모습에,

이 나라 정치 지도자들의 부패함에, 분노 느꼈고

동시에 대한민국을 지켜주시는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며

우리 다음 세대들의 미래비전은 오직예수님 라는 생각이 더욱 강하게 들었다. 

10월30일 오전 작은 합승 택시에 여행가방을 싣고 5시간 떨어진 거리에 있는 체리니우치 라는 도시로 달려갔다. 
체리니우치에는 헤르손에서 피난간 '한 세르게이' 가정이 머물고 있었는데, 우크라이나에 머무는 동안 사용할 차를 세르게이가 빌려 주기로 하여 차와 세르게이의 아내 아냐가 준 김치 한병을 들고 곧바로 키이우로 향했다. 

다시 8시간을 달려 키이우에 도착하여 호텔에서 한 숨을 돌리나 했더니 긴 여행의 여파였을까 차가 고장났다. 

차를 고치려면 또 며칠 동안은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이번에 머무를 곳은 키이우 시내에서 좀 떨어진 외곽지다. 
피난을 떠나 비어있는 선교사님의 가정집이다. 
그곳에는 밀레토플에서 전쟁을 피해 나온 동료 선교사님 교회의 성도들이 모여 살고 있었다. 
가정집이지만 하나의 난민촌이었다. 
다행히 선교사님 내외분의 교육으로 공동체는 질서 있게 생활하고 있었고 식사는 스스로 해결하고 있었기에, 
나도 그들처럼 내 식사와 정리 정돈 그리고 빨래를 스스로하며 함께 지내고 있는데 덜 외롭고 마음이 든든하다. 
이렇게 오랜시간이 걸려 우크라이나에 왔는데 이번에는 지난 1차 방문때보다 더욱 폭격이 심하여 헤르손 방문이 통 허용되질 않았다. 
하루에 수 십 발의 폭탄이 떨어지고 미사일이 날아 다닌다는 소식만 들려오고 있다. 
마음으로는 벌써 수십번 헤르손에 다녀왔으나 때를 기다릴수밖에 없었고, 기다리는동안 전도지를 준비하고 추위에 보탬이 될 이불과 담요 그리고 전쟁 중인 군인들에게 전달할 침낭을 준비했다. 

                                                                         구호품과 함께 넣을 전도지

 

11월17일 
드디어 침낭 일부가 완성이 되었고 차량이 준비되어 선발대로 출발할 차량에 완성된 짐을 싣는 동안 나도 짐를 챙겨 헤르손으로 같이 떠날 채비를 했다. 
비는 주룩주룩 내리고 어쩐지 처량한 마음이 들었다. 

따뜻한 마음과 함께 싣은 따뜻한 이불

 

잠시후,
함께 동역 하는 빠샤에게서 전화가 왔다. 
10살 된 어린 아들이 심장병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는데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수술비는 무료이지만 약과 다른 비용은 개인부담이라고 해서 약간의 보탬을 주고 빠샤의 아들(바울)을 위해 함께 기도를 했다. 

 

빠샤는 지금 헤르손에 가는 것은 너무 위험한 일이라며, 한 주간 더 상황을 지켜보며 일단 헤르손으로 물건만 먼저 보내고 기다렸다 가자고 하여 할 수 없이 싸 두었던 짐을 풀었다.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전쟁. 
헤르손에 폭격은 언제나 멈출런지…
먼 곳에서 바라보기만 하는 것 보다도 더, 우크라이나 안에서 기다리는 것이 어려웠다. 

 

11월21일 
드디어 주문제작한 2차분의 물건이 모두 완성 되어 물건을 싣고 새벽부터 헤르손을 향하여 출발했다. 
이번에도 안전을 위해 오데사 도시 쪽으로 돌아가는 우회 경로를 선택해 가야만 했다. 
헤르손을 향하여 달려가는데 마음이 설레이기도 한편으로는 가슴이 먹먹하기도 했다. 
도착하여 지하 대피실에서 하루 밤을 지냈다. 

다음날 늘 다니던 레닌거리로 나가보았다. 
이전엔 빵이 소복하게 쌓여 있었던 가게에 케이크만 몇 개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이 위험한 때에 사람도 없는데 장사를 하느냐 물어 보니  돈도 없으니 빵을 소복히 쌓아 놓을 필요가 없다며, 긴 전쟁에 지친 빵가게주인은 소망 잃은 눈을 끔뻑인다. 

 

 

그래도 추워지는 동절기에 생존에 필요한 이불을 안고 찾아온 외국인 선교사가 고맙기만 하다고 이구동성으로 감사를 표한다. 

 

전해주신 모든 후원금으로 준비한 야전 침낭300개, 2인용 이불 350개, 그리고 전도지. 
숫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지만 준비한 마음은 너무 기쁘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23,000그리브나(한화 약 80만원) 급여을 받는다고한다. 
이 급여도 2달간 지급되지 않았다고 한다. 

전방에서 근무하는 군인에겐 첫 해에 군복 한 벌 군화 1컬레가 공급되며, 그 후 군복과 군화가 떨어지면 자비로 구입해야 한다고 했다. 
심지어 방탄 조끼, 헬멧, 군복, 양말, 음식을 준비 해야하는데 불을 사용하면 적에게 위치가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견과류와 시리얼, 가루우유와 빵 같은 음식을 자비로 구입해서 먹어야 한다.  
군인 가족들은 후방에서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니 함께 전쟁에 참여하는 중이라고 할 수 있다. 
군인들은 일주일씩 전방과 후방에서 교대하며 전투에 투입된다. 
참담한 현실의 군인들과 가족들의 애타는 사정을 들으면 눈물이 난다. 
전쟁은 이렇게 모든 사람들을 비참하게 만든다. 

젊은 군인들에게 꼭 필요한 얼마 안되는 야전 침낭을 나눠줬다.
젊은 군인 하나가 한국인이 나에게 감사의 표시라며 K팝을 부르며 춤을 춰 주었다. 
그렇게 한 번 웃을 수 있었다. 
야전 침낭이 너무 부족하다. 
전쟁 상황에서 언제 어떤 젊은 생명이 사라질까 생각하면 너무 안타깝고 슬프기만 하다. 
그들이 생명을 걸고 전투에 임하는 동안 야전 침낭 안에서 조금이라도 따뜻한 마음을 느끼며 전도지를 읽고 예수님 영접하는 기회를 갖게 되도록 기도한다. 
젊은 군인 들에게 더 많은 침낭을 전달해 줄 수 있다면 좋겠다. 

                                                                                 한국교회에서 헤르손으로 

                             아들을 병원에 입원을 시켜 놓고도 이렇게 복음을 함께 전하는 빠샤가 고맙게 느껴진다.

 

 

마25:35-36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헐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들었을 때에 돌아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느니라. 

 

 

 

이 일에 동참한 모든 분들의 헌신은 예수님을 섬긴 것이고, 
주님을 향한 이 헌신의 마음이 이 땅에서 살아가는 믿는 자들의 삶의 본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렇게 어린이들에게도 따뜻한 이불이 행복을 가져다 줬다.

 

 

기도제목
1.모든 전쟁은 여호와의 손에 있음을 믿고 하나님의 긍휼의 바라며 
   기도해야 하는 시대임을 모두가 깨달을수 있기를.
  
2. 생명을 걸고 전투에 임하는 동안 야전 침낭 안에서 조금이라도 따뜻한 마음을 느끼며 전도지를 읽고 예수님 영접하는 기회가 될수있기를
   
3. 다음 세대를 이어 받을 한국 교회 믿음의 자녀들이 잘 세워지기를 

4.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지켜 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마음으로 
    정치, 경제, 사회, 조국이 하나가 되기를 위해 

                                                                김 창호 김 경자 선교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