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 리더인 슬라와도, 지마도 건축 일을 하고 있고
세르게이는 가구 같은 것들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이사 온 지 6개월 만에 우리 집 군데군데 떨어져 나가기 시작하는
벽지, 모퉁이 등을 우리 교회 사람들이 고쳐준다고 했다.
그게 바로 어제였다.
그런데 그 어제가 바로
우리교회에 가끔씩 나오신 아나똘리가 마당에 평상을 만들어 주겠다면서
줄자를 가져온 날이었던 것이다.
전화선 원선을 찾아 온 집안에 있는 소켓들을 열어보고
옆집 지붕까지 다녀오니
인터넷 설치를 도와주러 막심이 왔다.
막심이 와서 컴퓨터와 씨름을 하고 있을때
슬라와와 지마가 집을 고쳐주겠다고 왔다.
우리식구 세명, 아나똘리, 막심, 슬라와, 지마 이렇게 일곱명이서 점심을 먹고
아나똘리는 집으로 가고 막심은 거실에서 컴퓨터와 씨름을 하고
슬라와는 우리 방, 지마는 별이 방에서 각자의 할 일을 하고 있으니
이 넓은 우리 집에서 한 몸 누워 쉴 곳이 없고 정신을 챙겨 둘 곳이 없었다.
그리고
이번엔 나타샤 통역 집사님이 왔다.
집사님 문을 열어주고 돌아서는데 누군가 또 초인종을 눌렀다.
가슴이 철~렁 했다.
정말 피곤했고 쉬고 싶었다. 그런데 누가 또 온 건가 싶어서 한숨이 절로 났다.
그런데 소포였다.
누가 보낸 것인지, 언제 보낸 것인지, 뭐가 온 것인지 알 수 도 없이
그저 6.9kg이라고만 써 있었다.
그걸 찾으러 가는데 벌써 흥분이 된다.
기대치 않던 선물을 받으러 가는 그 설레임이다.
소포를 받으니 궁금함에 심장이 더 빨리 뛰고 기분이 좋아진다.
가서 찾았는데 발신인이 누군지 영수증 절반이 떨어져나가 알 수가 없었다.
그 쪽지를 들고, 소포에 손을 얹고 기도를 했다.
집에 와서 열어보니 이곳에선 구할 수도 없는 율무차, 한국 주전부리, 김 그리고
파라오가 신는 것이 아닌 한국 양말이 들어있었다. 게다가
라면이 들어있었다!! 별이가 좋아하는 자장라면까지!!
영수증을 뚫어져라 쳐다봤더니 한국의 사랑누리 교회에서 보내준 것이다.
그 설레임 만큼이나 큰 감동이 밀려왔다.
받은 사랑이 커, 그 사랑을 나눠줘야 했다.
주일날 교회가서 나눠주려고
사탕을 생명샘 교회 몫으로 20개 사랑누리 교회 몫으로 20개씩 나눴더니
우리몫으로 20개가 똑 떨여진다.
라면은.. 도저히 누굴 줄 수가 없어 잘 숨켜 두었다.
선교를 두번째 나오니 하나님, 대우를 달리 해 주신다.
이런 소포도 딱 받게 해주시고 말이다. 생전 첨 받아봤다.
별이가 친구한테 받는 소포를 맨날 부럽게 쳐다만 보고 잘 보여서 얻어만 먹었는데
이렇게 나눠지는 사랑만큼 하나님 나라가 널리 널리 퍼졌으면 참 좋겠다.
이 따뜻한 마음도 나눠지고...
피곤했던 하루를 따뜻하게 바꿔주고 새 힘을 얻어 새로운 각오를 하게 해준
6.9kg이었다.
다음 번 6.9kg에는 오징어가 들어있으면 좋겠다. (사람의 욕심이란.. 참.. )
하나님은 구하는 자에게 주시겠지? 히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