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우크라이나의 가을은 싸늘하다못해 을씨년스럽끼까지 하다
풍년이라 질 좋은 상품이 지천인데
농산물의 수출 판로가 막혀 가격은 바닥을 쳤고
씨앗값도 제대로 건지지 못하여 실의에 빠져있는 사람들의 표정이
지금 우크라이나 가을 날씨 같다.
특히나 이제 가을걷이를 마치고 일찍 찾아온 추위로 마음 깊은 곳에서 한숨을 내쉬며
내년의 농사를 걱정하는 고려인들을 보니 마음이 짠하다.
10월11일 주일 67km 떨어진 스타라야 마야치까라는 곳에서 오신 고려인 문 할머니(74세)가
"고려말을 참 잘하시는 분(=목사님), 나 부탁이 있습니다.
우리집을 위해서, 우리 자식들을 위해서 특별히 기도 좀 많이 해주시오.”하셨다.
'
이 분에게는 40대 중반에서 50대 중반에 이르는 아들들 셋 있다.
이 아들들이 모두 혼자되었는데 농사일은 영 허당이고
돈 벌러 한국에 가고 싶지만 여권이 없다.
“농사 잘 되서 우리 아들들이 얼굴 좀 피고 살게 해달라 기도 좀 잘해주시오”
할머니 눈에서 눈물 방울이 뚝 떨어진다.
“할머니 하나님께서 기도 들어주실 거예요” 라고 말하니
“언제 우리집에 오시갓소?”하신다
“이 달에는 꼭 가지요”하고 할머니의 손을 잡고 기도해 드렸다.
마음이 아파 흐르려는 눈물을 감추며 애써 웃었다
옆에 앞에 뒤에 모두가 힘들어 한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추수감사주일을 보내면서 기쁘게 예배했다.
기뻐하며 예배를 드렸고 함께 음식을 나누며 웃고 즐겼다.
또 눈시울을 적시며 하나님께 진정한 감사를 드렸다
이제 며칠이면 몇 가정이 한국으로 간다.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그래도 좀 더 나은 삶을 한번 살아 보려고 간다.
집을 팔고 가자니 팔리지도 않아 그냥 두고 간다.
이들이 잘 가서 건강하게 살고 작은 돈이라도 저축하여
돌아와 이곳에서 좀 더 나은 모습으로 살수 있으면 좋겠다
고국의 많은 사람들이 디아스포라 고려인들을 관심을 가지고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다.
자신의 조국의 말도 잘 못하며 한국에서 일하는 그들에게
이리 가도 이방인, 저리 가도 이방인인 그들에게
그래도 이 땅에서 의지 할 곳은 그래도 한국이지.. 싶기도하고
그래도 이들이 궁극적으로 의지하고 소망 두고 살 곳이 천국이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