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시터에서

10개월이 지난 지금

선교사 2022. 12. 26. 17:23

우크라이나를 떠나온 지 오늘로 10개월이 되는 날이다.

10개월의 공백 기간에 어떤 계획을 세울 수도 없었고 사역 돌아갈 수도 없었고

내일을 위하여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도 모르는 의 연속이었다.

 

그렇다고 일을 멈추고 숨을 고르는 이 시간은 과연 헛된 시간이였을까? 

하나님께서 계획하시고 이루시는 것을 바라보며 서 있는 한 페이지에 시간이었다.

적시 적소에 배치하시고 영광을 받으시는 것을 보면서 조밀하신 하나님께 순종할 수밖에 없다. 

내 주위에서 일어난 일들을 잠잠히 바라보면서 만주의 주시요 

만왕의 왕이신 하나님을 찬양하게 하시며 위대하심을 크게 느끼게 되는 시간들이다. 

 

 전쟁 가운데서 내가 배운 것이 있다면 ‘’구하는 자에게 주라’’는 말씀이었다. 

환경과 그 사람의 인품을 생각하여 나누는 것이 아니라, 

구하는자에게 주는 것은 지극히 합당한 하나님의 법칙이라는 것을 알 수있다.

 

마25:34-36 세상이 창조된 때부터 너희를 위해 준비된 나라를 물려받아라. 35 너희는내가 굶주릴 때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나그네 되었을 때 너희 집으로 맞아들였고 36 벗었을때 입을 것을 주었고 병들었을 때 간호해 주었으며 갇혔을 때 찾아 주었다’라고말할 것이다. 이 말씀이 선한 사마리아인의 마음인 것임을 알았다. 

선교사의 마음 자세가 이것임을 또 다짐하게 되었고 또 바람이 있다면 흩어진 제자들이 이렇게 살기를 원하는 것뿐이다.

 

 전쟁 기간에는 이념을 초월하여 자신의 생명을 지켜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남은 사람들에게 러시아군이 쳐들어 와서 주민등록증을 바꾸라며 가가호호 종용하였지만, 지금껏 바꿀 수가 없었다는 백을 한다. 당연히 우크라이나 군인이 들어와 회복하면 다시 주민증을 우크라이나 것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러시아군은 자신들이 정복한 땅에 학교를 열어 공부를 시키고 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벨론으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살기 위해 어떤 사람들은 애굽으로 또 어떤 사람들은 사마리아 땅에 숨어서 포로로 잡혀가는 것을 피하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의 진정하신 뜻은 무엇이었나, 바벨론 포로로 끌려가서 생육하고 번성하고 집을 짓고 살라고 하셨다. 70년 정한 기한이 차면 다시 돌아오게 하실 것을 약속하시면서 말이다.  




이곳 저곳이 폭격으로 상처를 입었다. 내가 늘 다니던 시장입구 지나가는 사람도 차도 안전지대를 없다

 헤르손의 남은 자들을 위해 기도하며 가슴 조이던 이 시간도 감사한 일이었다.

헤르손을 잊지 못하고 기도하되 더 뜨겁게 간절함으로 기도할 수 있는 조건이 있게 한 계기이다.

글라드꼬브까 교회에 남은 가정 수는 알렉 목사님의 가정을 비롯하여 이제 4가정이 남았고, 이들은 불도 없고 전기도 없는 상황에서 교회에 모여 예배를 드리고 있다. 고 뜨라 장로님의 가족 모두는 한국으로 나왔으나 집 걱정에 피난 가지못한 부모님을 걱정하여 이번 기회에 나오시도록 할 계획이라고 한다. 고 장로님 부부는 알렉 목사님에게는영적인 육적인 아버지와 같은 힘을 주었다 하지만 이곳으로 나오게 된다면 힘이 빠질 것같아 걱정이 된다.

우리는 다만 교회에 모이는 이들을 멀리서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하니 모든 결정은 각자 본인들의 몫인 것같다.

이 전쟁기간에도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 예배를 드린 이들이 모습이 왜 이리도 서글프고 마음이 시린지 모르겠다. 

해맑은 어린 심령들이 전쟁을 알기나 할까!

 니까 은혜교회에 남은 자들은 안드레이 목사 부부를 비롯하여 몇 가정이 모여 이곳저곳으로 옮겨 다니며 예배를 드리고 있다.폭격이 심하여 집에서 살수 없어 가까운 곳으로 몸을 피하여 있다가 폭격이 끝나면 또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예배를 드리기 위해서 공습이 없는 틈에 모임을 갖고 있다.침대 30개를 선교사님들을 통하여 전달이 됐다. 약품이 필요하고 따뜻한 옷이 필요하며 발전기가 필요한 것을 빼면 그래도 감자를 심고 토마토를 심어 생계를 이어간다고 한다.

 

 

생명샘교회 여전도님 안나는 전쟁을 피해 잠깐 이탈리아로 탈출했다. 군인으로 나간 남편이 걱정되어 다시 돌아와 오데사에 기거하며 소식을 전해주고 있다. 가장 시급한 곳, 군인들을 위해 발전기를 부탁해 왔다. 우크라이나 선교사님들은 연합으로 각 교회에 발전기 한 대씩을 공급해 주기로 했는데 세 교회에 한 대씩을 줄 수 없어 가장 급한 군인들에게 보내기로 했다. 글라드꼬브까 사랑누리교회에는 아무것도 보낼 수 없고, 안드레이는 일용한 양식과 필요한 것들을 구해 오니 그래도 살아 있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안나 남편인 군인들에게는 침대(지누스) 50개를 선교사님들의 도움으로 받게 됐다. 

 

 우크라이나 젤스키 대통령은 헤르손 도시는 탈환되었지만 물과 전기공급이 없고 겨울을 나기 어려우니 도시를 떠나 따뜻한 봄이 되면 돌아오라고 부탁을 한 상태이다.글라드꼬브까 교회 근처에서는 (집 근처 1킬로 떨어진 곳)헤르손 도시를 향하여 지난 토요일에 미사일 70개를 던졌다. 너무 많은 사람이 죽고 땅이 구멍이 나고 기물이 파괴되었다. 헤르손 도시에서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장악하여 글라드꼬브까 쪽으로 미사일 수십발을 쐈다고 한다. 

어떻게 될까? 모두 무사하길 간절히 바랄뿐이다.  

 

 헤르손 집은 벌써 10개월이나 주인 잃은 빈집 상태이며 러시아 군인들이 지나간 자리이니 모든 것에 수리가 필요한 상태이다.그래도 한국에서 사는 우리는 어느 정도 마음의 회복되어가고 있다. 물론 다시 사역을 재정비하며 오늘의 좁은 터널 뒤에 전보다 더 밝은 빛이 있을 것을 기대하며 준비하고 있다.

 현재는 고려인들을 돕고 성경 공부를 가르치며 신학교 강의도 하고 상처진 영혼들을 찾아가는 일을 하고 있다. 12월 18일 한국 오피스텔에서 첫 예배로 모였다.  

현재의 고난은 장차 영광과 족히 비교할 수 없을 것임을 확실히 알기에 또 한 그루의 복음 나무를 심어 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