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시터에서
왜? 사진을 찍으시오?
선교사
2010. 11. 6. 03:03
글라드꼬브까에서 잠을 자려니 그 곳에서 필요한 물건이 있다.
교회에서 신을 실내화를 하나 사달라는 선교사님의 부탁을 받고
매주 수요일 한번 열리는 장마당에 갔다.
시커멓게 먼지가 쌓인 채로 물건을 팔고 있었다.
그래도 사서 깨끗이 씻으면 되려니 생각하고 골라 보았다.
아무리 뒤적여도 사이즈가 없다.
값을 물어보니 25그리브나 (한국 돈으로 5.000원)
단념하고 돌아서서 오려다 호기심에 사진을 몇 장 찍었다.
갑자기 한 여인이 다가와서 물어본다.
-왜 사진을 찍는 거요?
-왜? 찍으면 안되나요? 당신은 찍지 않았는데요
-슬라브 보그 (하나님께 영광을)
자신을 찍지 않았다는 말에 당행입니다 하는 식의 말을 하고 돌아선다.
작은 장터의 사람들이 날 경계하는 눈빛이 느껴졌다.
수요예배시간에 성도들이 들어오면서 각자가 한마디씩 한다.
-오늘 시장에서 사진 찍으셨지요?
-네.
-여기 사람들이 원래 좀 그렇습니다. 그냥 이해하고 넘어가셔요
러시아에서도 경험한 바 있는 일이었다.
길에서나 거리를 다니며 사진을 찍으면 지나가는 사람이 시비를 건다
알고 보니 공산주의 시절에 나라의 정보가 새어 나갈까 봐, 정책상 막았던 습관 때문이라고 한다.
세월이 바뀌어도 아직은 뿌리가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속에서도 몇 컷 한 것을 ……